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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욱 작가 화가

노트중에서
확신하는데 내 속은 텅 비었다. 오로지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는 에너지만 존재할 뿐이고 그 흡수된 에너지가 발현되어버리는 혹은 나타나는 것 혹은 그 자체로 영원히 이 우주에 존재하는 것
그래서 내 그림은 본질의 끝을 추구하는 추상도 아니고 실재를 통한 본질적 구상도, 감각을 통한 느낌 전달도 아니다. 기존에 있던 이미지들이 남긴 파동을 통한 본질도 실체도 아닌 허공의 신묘한 허무함이고 무의미함이며 지극히 부분적이며 무감각적인 감각을 추구한다. 완성을 거부한다. 순간적 판단과 선택을 통해 얻어내는 무한한 가능성과 그 무감각적 자유로움은 실로 내가 바라는 것이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지금 쓰려고 하는 것은, 그리고 그리려고 하는 것은 기호 자체보다는 기호를 통한 무감각적 감각이다. 그래서 불완전할 수밖에 없고 그 길은 무한하며 매번 다르고 또 다르다
사람과 매체를 구분 짓기보다는 그냥 하나가되어 끝없이 순환하는 그 어느 시점일 뿐이다
_노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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